귀신은 묘지에 살지 않는다
우린 흔히 귀신은 공동묘지에 산다고 생각한다.
밤길에 혼자 무덤가에 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오싹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.
밤길, 아무도 없는 곳, 또는 음산하고 기분 나쁜 폐가,
이런 곳에 귀신이 거한다고 생각한다.
심심해서 그런데서 놀려고 하지 않는다.
아무도 없는 곳, 죽은 사람들하고 무슨 할 일이 있어서
귀신이 그런데서 놀까 말이다.
지난번 특강에서 노우호 목사님은 말했다.
"귀신은 그런데 있지 않습니다. 심심해서, 너무 심심해서 그런데서
살려고 하지 않습니다. 귀신은 사람들 사이에 거합니다.
좀 고급귀신은 교회에서 삽니다.
김집사, 박장로, 이권사.. 따지지 않고 두루 다니며 이간질을 시킵니다.
훨씬 더 차원이 높은 귀신은 신학교에 삽니다.
거기서 학술적으로 교란을 일으키고, 사람들 사이에 이간질을 시키면서
혼란을 겪게 합니다. 귀신은 그런데서 놉니다.
공동묘지 같은 곳엔 심심해서 놀지 않고, 놀 이유도 없습니다."
무릎을 쳤다.
그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많이 웃기도 했고,
웃으면서 또 한편 깊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.
정말 그렇다. 귀신은 심심한 곳엔 살지 않는다.
복잡하고 사람 많고 재미난 곳에 산다.
거기서, 거기 살면서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한다.
그러면서 혼자 박장대소를 하며 웃을게다.
오늘도, 이 하루도 귀신이 장난치지 못하도록 마음을 붙잡아야겠다.
입을, 혀를 재갈물리지 않으면,
나 또한 그녀석의 레이다에 걸려들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.
-김 양규 장로(부산, 한의사)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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